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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IS현장] 유커 대신 싼커...함박웃음 짓는 다이소·올리브영

지난달 22일 오후 다이소 명동역점. '관광객들의 성지' 명동 한복판에 위치해서인지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 건 5층 식품·일회용품 매장이었다. 관광객 대부분이 국내 기업의 라면과 김 등 K푸드를 쇼핑용 바구니에 한가득 채웠다.인근에 위치한 CJ올리브영 명동 타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답게 수많은 글로벌 관광객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K화장품과 스낵을 살피며 소위 '득템'하느라 분주했다. 한국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매장 직원은 "오전에도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며 "마스크팩과 선크림 등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품목”이라고 했다.같은 시간, 길 건너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점의 풍경은 비교적 한산했다. 화장품·향수 매장에 발걸음을 하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같은 명동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변했다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와 울리브영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같은 명동 상권임에도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물밀듯이 밀려와서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의 중심이 '유커(단체관광객)'에서 '싼커(개별관광객)'로 이동하면서 벌여진 현상이라는 게 관광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이날 현장에서 만나 한 중국인 여행사 관계자는 "예전엔 '큰손' 유커가 면세점 매출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싼커가 늘었다"며 "젊은 층 위주인 싼커는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팔리는 고가의 제품 대신 다이소, 올리브영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을 파는 곳은 선호한다"고 설명했다.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다이소 명동본점의 지난해 해외 카드 결제 건수는 전년 대비 90%가 증가했다. 동기간 결제 금액도 90% 늘었다. 올리브영의 서울 명동 6개 지점도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7배 뛰었다. 이에 힘입어 다이소는 지난해 총 매출 3조원을, 올리브영은 4조원을 각각 넘겼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반면 지난해(1~1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2조4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줄었다. 외국인 매출(10조188억원)만 떼어놓고 보면 감소폭은 34.1%로 더욱 컸다. 업계는 중국 경기 불황 탓에 유커가 오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은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다. 이 여파가 고스란히 소비침체로 이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여기에 유커 대신 한국을 찾는 싼커들은 가이드를 따르기보다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여행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면세점보다 올리브영 등 한국의 번화가 등을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것을 즐긴다. 싼커 공략에 힘주는 다이소·올리브영체험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싼커가 주류를 이루자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명동 타운을 새 단장하며, 온라인 글로벌몰의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매장 안내 서비스 언어를 영어·중국어·일본어 3개 국어로 확대하는 등 쇼핑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영어와 일본어·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들도 명동 타운에 배치했다.이달 29일까지 열리는 '2024 코리아그랜드세일'을 맞아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를 이용해 결제한 고객에게 10%의 할인 혜택도 제공 중이다. 다이소는 명동역점을 5개 층에서 12개 층으로 확장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화장품 진열대를 매장 바로 앞에 비치하고, 견과류 전용 집기도 배치했다. 명동길에 위치한 인근 명동본점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뷰티·식품 등의 진열 면수를 넓혔다. 다이소 관계자는 "향후 쌓인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01 07:00
스타

[X why Z] 소리 없이 강한 아이돌 ‘킹덤’이 더 잘 될 수 있는 방법은?

2000년 초반 “쉿!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인기를 끌었던 ‘레간자’라는 자동차가 있었다. 현재 레간자는 단종됐지만 “소리 없이 강하다”는 슬로건은 살아남았다. 조용히 자기 할 일 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무언가를 칭찬할 때 우린 “소리 없이 강하다”는 표현을 쓰게 됐다. 아이돌 그룹 중에도 그런 팀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고, 해외 팬들이 더 열광하는 그룹. 4세대 아이돌 ‘킹덤’이 바로 그 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다 보니 아쉽다. 킹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어떻게 하면 더 성공할 수 있을까? Z에게 물어왔다.X재국 : 4세대 아이돌 킹덤이 소리 없이 강한 그룹이라던데?Z연우 : 킹덤은 2021년에 데뷔해 미니 7집까지 낸 그룹이고 최근에는 아마존 뮤직 5개 차트에서 1위를 한 남자아이돌이에요. 한국인 멤버수보다 외국인 멤버수가 더 많은 글로벌 아이돌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킹덤은 전 멤버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됐죠. 킹덤은 데뷔 초부터 여러 백댄서들과 한국식 무용도구들을 활용해 연말 시상식 무대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매 음악방송, 행사 그리고 콘서트에서 선보여왔어요. 그룹 이름 ‘킹덤’처럼 그들이 무대를 시작할 때면 마치 한 왕국에 초대받아서 온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 대담하고 한국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덕분인지 해외에서 인기가 엄청나게 많아요. X재국 : 킹덤이 더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Z연우 : 킹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해외 팬들에게 반응이 좋고, 그 덕분에 인기를 끌어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도 될 수 있어요. 요즘 4세대 남자 아이돌이 여자 아이돌들에 비해 인기가 적은 이유와 비슷해요.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도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거죠.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 대중이 봤을 때 멋있어 보이는, 그래서 따라 추고 싶은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거든요. 안무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우면 그걸 추는 아이돌들도 힘든 데다가 그걸 지켜보는 대중도 ‘멋있다’ 보다는 ‘힘들겠다’는 반응이 더 많고 또 요즘 유행하는 숏폼에 챌린지로 유행시키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어요. 여자아이돌들의 무대 영상을 예를 들어보면 ‘A아이돌은 B아이돌에 비해 안무가 너무 쉬운 거 아닌가’ 하는 댓글이 많은데 나중에 결과를 보면 A아이돌의 안무가 더 인기가 많고 유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결국 더 덜어내는 쪽에 끌리게 되는 거 같아요. 물론 아이돌도 그 안무를 여유롭게, 쉬워 보이게끔 하려면 본래의 춤실력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데뷔 전 트레이닝 영상에선 빡센 안무로 연습하다가 데뷔하고 나서는 좀 더 쉽고 포인트가 있는 안무를 보여주는 거예요. 남돌 안무는 여돌 안무보다 이런 가성비 퍼포먼스를 보여주기가 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라이즈의 ‘겟 어 기타’가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아요. 그냥 눈으로 라이즈가 추는 걸 봤을 때는 멋있어 보이고 그닥 힘들어 보이지도 않아서 ‘나도 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고 막상 따라해 보면 안되고 라이즈가 얼마나 춤을 잘 추는지 실감하게 되는 거죠.X재국 : 킹덤에게 필요한 마케팅이 있을까?Z연우 : 킹덤의 전 멤버가 한국인이라는 점은 한국 K팝 팬들이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예요. 좀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킹덤의 세계관은 ‘7개의 나라와 7명의 왕들’인데 막상 노래나 무대를 보면 한 나라를 지키는 7명의 전사들이라는 느낌이 더 들어요. 신박한 왕국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다른 아이돌들과 노래도 비슷한 느낌이고요. ‘전사’ 콘셉트의 아이돌들은 많으니까 ‘왕’ 콘셉트를 더 살릴 수 있는 노래, 덜어낼 건 덜어내고 부각할 건 부각하는 퍼포먼스가 더해진다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아요.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이라는 건 참 어려운 문제다. 성공하면 뭔가 멋있어 보이지만, 성공하기 전까지는 자기들끼리만 아는 비밀 지도처럼 작아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킹덤은 ‘7개의 나라와 7명의 왕들’이라는 멋진 세계관과 그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아이돌 그룹이다. 아마도 한국적인 의상과 한국적인 콘셉트의 퍼포먼스 덕분에 해외 팬들에게 더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우리나라 사물놀이나 판소리를 보고 해외가 더 감탄하는 것처럼. 킹덤이 소리 없이 강한 에너지를 내며 더 많은 팬들에게 다가간다면 아마도 가장 한국적인, 그리고 가장 K팝스러운 성공을 거둔 아이돌 그룹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 2023.11.28 05:44
문화

정덕현 평론가 “K콘텐츠 글로벌화, 역효과도 있어…컬처로의 확장=기회” [콘텐츠유니버스]

정덕현 평론가가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대한 문제점을 짚으면서도 가능성을 언급했다.‘2023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가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 7홀에서 개최됐다.이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 열풍,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정덕현 평론가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적은 제작비로 큰 이익을 거두며 가성비 콘텐츠로 불리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성비 콘텐츠는 받아야 할 돈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이어 “이후 투자 관련해서 문제가 생겼다. ‘오징어 게임’이 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때만 해도 콘텐츠를 제작하면 무조건 투자를 받을 수 있었고 어디든 플랫폼을 잡을 수 있었다. 심지어 OTT가 굉장히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콘텐츠를 내세울 데도 많았다. 이 때문에 과투자가 일어났다”며 “영화에서도 ‘기생충’ 이후 엄청난 과투자가 일어났다. 이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창고영화가 됐다. K콘텐츠 글로벌화의 역효과”라고 말했다.그런가 하면 정덕현 평론가는 “그럼에도 K콘텐츠가 콘텐츠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컬처로 확장되고 있다. K콘텐츠를 넘어 한국 문화 전반에 관심도 생기고 있다”며 “K콘텐츠를 많이 본 외국인이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있고 ‘돌민정음’이라며 아이돌이 사용하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많아졌다”며 K콘텐츠의 가능성을 언급했다.한편 고양컨벤션뷰로, 오프너디오씨, 이데일리가 공동 주최한 ‘2023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는 ‘AI 기술, K콘텐츠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AI 기술을 활용한 융복합 콘텐츠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11일까지 사흘간 강연, 토크쇼, 워크숍, 경진대회 등 40여 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10 20:05
자동차

[창간 54] 실감하는 현대차·기아 '글로벌 톱3'

영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널리 알려진 자동차 프로그램의 호스트였던 제레미 클락슨. 그는 지난 2004년 유명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 BBC'에 출연해 "현대차는 가격만 싸고,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자동차를 마치 가전제품 만들 듯이 한다. 거기에는 영혼도 열정도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2006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에서는 '한(성강 역)'이 주인공에게 미쓰비시 자동차를 건네면서 "내가 너에게 고작 현대차를 줄줄 알았어?"라고 말한다. '현대차 같은 안 좋은 차'를 차마 줄 수 없다는 맥락이었다.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해외에서 현대차·기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알려준다.그러나 요즘 현대차·기아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뀌었다. ‘이 차가 정말 현대차·기아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말만이 아닌 실제로 ’글로벌 톱3’ 위엄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오늘과 미래를 살펴봤다. 혹평이 호평으로…경쟁사도 찬사 최근 현대차·기아에 대한 평은 마치 상전벽해와도 같다. 혹평이 호평 일색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워즈오토, 독일의 아우토 빌트 등 해외 각국의 미디어의 품질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비중이 늘고 있다.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는 기아의 전기차 EV6에 대해 "뛰어난 성능은 마치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며 "이목을 끄는 외장 디자인과 직관적이고 사용성이 뛰어난 실내 모두 인상적"이라고 평했다.미국 저명 자동차 매체 워즈오토 역시 "현대차 아이오닉 6는 뛰어난 효율과 함께 어떤 속도로도 극한의 가속이 가능하다”며 “배터리-전기 파워트레인에서 명백한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심지어 경쟁사들도 현대차그룹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기아와 중국 업체들, 테슬라”라며 “완전히 전기차에 대한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2021년 출시된 아이오닉5에 대해서는 “일부 소프트웨어 기능이 포드보다 낫다”고 추켜세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위터에서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의 차량들은 호평을 넘어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서도 잇달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해 '2022 독일 올해의 차'와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기아 EV6는 '2023 북미 올해의 차'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2 왓 카 어워즈 올해의 차'에 각각 선정됐다. 글로벌 3위 '우뚝'해외에서의 호평은 그대로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3위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 후 10년 뒤인 2020년에야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 계단을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신차 147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0.6%를 기록했다. 도요타가 미국 진출 후 45년 만에 이룬 두 자릿수 점유율을 현대차그룹은 10년이나 앞당겼다.자동차 본고장인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점유율 9.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인 2021년 8.7%의 기록을 경신했다. 신흥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전략 차종을 앞세워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약 21%를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맞물려 경영 실적도 쾌속 질주하고 있다. 2020년 4조7000억원에 머물렀던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17조원까지 늘었다.증권가에서는 올해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이후 3년 새 영업이익이 무려 5배가량 뛴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대중차 브랜드 가운데 압도적인 실적을 올리며 '돈 잘 버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비결은 품질경영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티어(최고 제조사)로 거듭나기 위해 축적해온 자산이 하나둘씩 빛을 발하며 그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품질 경영'이 대표적이다. 그룹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품질 평가는 최하위권이었다.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가운데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하지만 품질 경영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결과, 올해 JD파워의 내구품질조사(VDS)에서는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 2위, 기아 3위, 현대차가 8위를 차지해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16개 자동차 그룹사 중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미국에 거주하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과거 가성비로 소비자를 끌었다면, 지금은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를 본다”며 “정말 많이 따라왔고 실제로 타 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판매량 3위를 한 것이 믿겨진다”고 말했다. 의사결정과 실행이 매우 빠르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강점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회장 시절인 2019년 닛산자동차에서 영입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논쟁은 없다"며 "일단 (경영진의) 결정이 내려지면 실행은 매우 빠르다"고 했다.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기아차 사장일 때 뉴비틀로 유명한 폭스바겐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채용했는데, 그는 훗날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장에 올랐다.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추고 각 지역에 맞는 전략형 상품을 개발한 점 역시 현대차그룹의 성공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현지 수요에 따라 물량을 신속히 공급하며 생산 단가까지 낮추는 효과를 거둬서다. 현대차는 인도, 미국 등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현대차는 올해 인도 정부와 '조 단위' 투자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사들였다. 미국에는 매년 전기차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향후 전망도 밝다. 최근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2026년 920만대를 판매하며 세계 1위 완성차 제조사에 등극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판매 3위 제조사인 현대차그룹이 3년 뒤면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얘기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선진시장으로부터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매년 목표 판매량을 크게 올려잡고 있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IRA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에 따른 러시아 공장 재가동, 1%대로 떨어진 중국 점유율 회복 가능성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9.27 07:00
프로야구

[IS 포커스] '악몽'에 근접한 롯데의 외국인 선수 '맥시멈 베팅'

지난해 11월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잭 렉스와 재계약을 발표하자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너무 비싸게 잡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풀타임을 뛰어도 받기 어려운 금액"이라며 비슷한 얘길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는 대체 선수로 지난해 56경기만 뛴 렉스에게 최대 130만 달러(17억원)를 안겼다. 옵션 10만 달러를 제외한 120만 달러(15억9000만원·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가 보장 금액이었다.렉스보다 먼저 재계약한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와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소크라테의 조건은 최대 110만 달러(14억6000만원)인데 옵션 제외 보장 금액은 80만 달러(10억6000만원)로 렉스의 67% 수준이었다. 2022시즌을 풀타임(127경기 소화)으로 뛰며 렉스보다 더 나은 누적 기록을 쌓았지만, 재계약 조건에선 크게 밀렸다. 한 가지 다른 예로 2021시즌 홈런 29개를 때려낸 뒤 재계약한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의 조건은 최대 120만 달러. 보장 금액은 8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였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풀 시즌을 뛴 게 아닌데 렉스가 130만 달러를 받으니 (재계약 협상을 하는) 다른 선수들이 이걸 기준으로 달라고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도 최대 125만 달러(16억6000만원·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 옵션 5만 달러)로 통 크게 재계약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연봉 100만 달러·13억2000만원)까지 더하면 롯데는 외국인 선수 3명에게 보장 금액 기준 최소 340만 달러(45억원)를 투자한 셈이다. 하나같이 재계약 조건이 시장가를 상회한다는 평가였다.롯데의 '맥시멈 베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 렉스의 대체 선수로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연봉 40만 달러(5억3000만원). KBO리그는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이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다.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는데 구드럼의 연봉 40만 달러는 영입 시점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사실상의 최대 금액이었다. 롯데는 7월 중순 스트레일리마저 퇴출하며 대체 선수로 애런 윌커슨과 최대 35만 달러(4억6000만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외국인 선수에 투자한 총액이 400만 달러(53억원)가 넘는다.롯데가 지갑을 화끈하게 열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외국인 타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렉스는 홈런 4개를 기록한 뒤 퇴출당했고, 구드럼은 152타석 동안 홈런이 없다. 잦은 실책과 타격 부진이 맞물리면서 코칭스태프의 신뢰마저 잃은 분위기. 초반 기세가 꺾인 롯데는 5강 경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가성비를 고려하면 결과가 더욱 뼈아프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3 11:48
산업

[2023 K포럼]"K뷰티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K포럼 전문가들 이구동성

"K뷰티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11일 열린 '2023 K포럼'의 3세션 'K뷰티, MZ세대 팬덤을 형성하라' 대담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K뷰티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줬다. K뷰티는 과거 '가성비템(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아이템)'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와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는 것이다. 송지우 지우컴퍼니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성이 왈라 대표와 김동균 스페설원 메이커스 대표, 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 키리마루 일본 뷰티 크리에이터가 패널로 참석해 K뷰티가 글로벌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의견을 나눴다. K뷰티, 가장 강력한 콘텐츠 10년 전만 해도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비주류'였다. 그러나 K팝과 드라마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K뷰티의 위상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패널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K뷰티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 중인 김동균 대표는 업무 특성상 한 달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김동균 대표는 "과거에는 해외 소비자가 K뷰티 제품을 구매하려면 오픈마켓을 찾아야 했으나 이제는 현지 대형몰 곳곳에서 K뷰티 브랜드를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모션 행사도 자주 열린다"며 열기를 전했다. K뷰티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하는 것은 백아람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백아람 대표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는 단일 제품으로 월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K뷰티 브랜드가 적지 않다"며 "심지어 아프리카의 세네갈에서도 K뷰티가 판매될 정도로 이제 한국 화장품은 주도적 산업으로 올라섰다"고 했다. 연예인들이 착용한 의상과 액세서리 정보를 제공하는 '왈라랜드'를 운영 중인 이성이 대표는 K뷰티와 패션의 힘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이성이 대표는 "왈라랜드 데이터를 통해 가볍고 재밌는 K뷰티의 확장성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 K뷰티는 이미 명품 반열에 들었다"며 "한국 연예인이 입어서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들은 80% 이상이 품절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K뷰티가 특유의 이미지와 콘셉트를 바탕으로 거대한 해외 팬덤을 형성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동균 대표는 "해외에는 K뷰티를 생각하면 '클린' '비건' '더마코스메틱(약국 화장품)'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소비자군이 하나의 팬덤을 형성했다고 본다"며 "이런 부분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샤넬' 못지않은 K뷰티계의 명품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95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일본인 뷰티 크리에이터 키리마루는 "일본에서 K뷰티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큐텐'의 판매 순위가 유튜버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속가능 위한 키워드는 지난달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지난해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통계 자료에 따르면 8조 5631억 원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위축됐지만 한국은 프랑스와 미국, 독일에 이어 화장품 수출 세계 4위에 올랐다. 그러나 'C뷰티(차이나뷰티)'가 ODM(제조자개발생산)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함께 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패널들은 K뷰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아람 대표는 "K뷰티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덕을 본 산업"이라며 "가성비 싸움은 한계가 뚜렷한 남큼 우리만의 마케팅 코드와 유저를 연결하는 장치가 부수적으로 더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숏폼을 통해 SNS커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균 대표는 "K뷰티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현지 문화 적절하게 살린 숏폼 형태의 콘텐츠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웰메이드 커머스 콘텐츠를 통해 지난해 25조원에 달하는 연 매출을 기록한 '틱톡샵' 등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로 매출 1억원에서 400억원까지 외형을 키운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도 비슷한 궤를 통과했다고 부연했다. 세분화된 현지 문화 기반 마케팅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김동균 대표는 "세계 각국은 그들만의 문화와 종교, 규범 등의 장벽을 갖고 있다"며 "가령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비건 제품은 어느 정도 용인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잘 파고들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아람 대표는 "이제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K뷰티 브랜드가 나오고 있다"며 "세계 각국이 K뷰티를 소비하도록 타깃팅하고 세분화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백 대표는 "재한 외국인들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비용으로 큰 마케팅 결과를 낼 수 있다"며 "누리하우스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2500명을 데이터로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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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제2의 샌즈? 도슨, 이정후 없는 키움 타선 구세주될까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7)이 이정후를 대신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도슨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키움은 연장 승부 끝에 7-6으로 승리했고, 8연패를 끊은 22일 롯데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이날 키움은 22일 경기 중 왼 발목 부상을 당한 이정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도슨은 이정후가 주로 나서던 타순(3번)과 포지션(중견수)에 투입됐다. 리그 대표 타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긴 어려워 보였지만, 이 경기에선 도슨이 이정후를 지웠다. 키움이 1-0으로 이기고 있던 3회 초 1사 3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도슨은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의 4구째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받아쳐 외야석 중간에 떨어지는 120m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로운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공을 공략했다. 도슨은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 득점까지 해냈다. 6-6 동점이었던 연장 10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던진 바깥쪽 147㎞/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때려내 좌중간 2루타를 쳤다. 키움은 이원석이 고의4구로 출루하며 이어간 1·2루 기회에서 송성문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며 7-6으로 달아났고, 리드를 지켜냈다. 도슨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2일 경기 1회 초 첫 타석에서도 상대 선발 투수 박세웅으로부터 적시 중전 안타를 쳤다.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도슨은 타격할 때 이동발(오른발)로 지면을 살짝 딛고 다시 떼며 스윙 타이밍을 잡는다. 레그킥(Leg-kick)은 하지 않는다. 간결하고 빠른 스윙이 돋보였다. 바깥쪽 공을 공략해 안타 2개를 쳤다. 콘택트가 꽤 정확했다. 도슨은 왼 손등 부상으로 이탈한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다. 지난 13일 연봉 8만 5000달러(1억900만원)에 계약했다. 짧은 계약 기간을 고려해도 적은 금액이다. 지난 11일 잭 렉스의 대체 선수로 롯데와 계약한 니코 구드럼은 40만 달러(5억1400만원)를 받는다. 도슨은 메이저리그(MLB)에서 4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도 미국 독립리그(애틀랜틱리그 렉싱턴 카운터)에서 보냈다. 초라한 이력 탓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슨은 이정후·임지열·김휘집 증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도슨이 ‘제2의 샌즈’가 될 수 있을까. 샌즈는 지난 2018년 8월, 마이크 초이스의 대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2시즌 동안 타율 0.306·40홈런을 기록한 남긴 선수다. 샌즈도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1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KBO리그에서 기량을 증명한 뒤 2020시즌을 앞두고 일본 리그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한 바 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8위까지 내려앉은 키움. 특히 간판타자 이정후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됐다. 도슨의 어깨가 무겁다. 키움 특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영입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5 05:39
프로야구

[개막 설문]이정후 MVP·박병호 홈런왕 몰표...최고의 계약은 채은성

지난 시즌(2022) KBO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는 국내 선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고, 박병호(37·KT 위즈)는 개인 5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투수 안우진(24·키움)은 2년(2020~2021) 연속 외국인 선수 몫이었던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지난해에 비해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타이틀 경쟁은 예측불허다. 본지는 프로야구 해설위원 8명을 대상으로 2023시즌 MVP·홈런왕·다승왕 판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스토브리그 최고의 계약, 올 시즌 가장 주목하는 선수도 소개한다. ◇ 이정후 MVP·박병호 홈런왕 2연패 유력설문에 참여한 해설위원 8명 중 5명이 이정후의 MVP 2연패를 점쳤다. 선택 배경은 대체로 비슷했다. 김동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키움 팀 성적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이정후가 가장 유력한 MVP 후보라고 생각한다. 팀 득점력뿐 아니라 분위기(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다른 해설위원들도 "현재 가장 뛰어난 선수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이정후를 꼽았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하기도 했다. 지난겨울에는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자세도 바꿨다.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이정후는 (전년 대비 16개 더 많은) 23홈런을 기록했다. 대단한 변화다. 기술에 파워가 더해진 것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치르며 경험이 더해졌고, MLB 진출을 목표로 삼아 동기 부여도 커졌다.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홈런왕은 박병호가 총 7표를 몰아받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2020~2021시즌 부진했던 박병호는 지난 시즌 홈런 35개를 치며 재기했다. 해설위원 대부분 한동희(24·롯데 자이언츠) 노시환(23·한화 이글스) 등 '거포 기대주'들의 성장을 기대하면서도, 홈런왕을 차지하기엔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고 봤다. 이순철 SBS해설위원은 "박병호와 겨룰 수 있는 타자가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 보이지 않는다. 아쉬운 부문이다"라고 했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3년 이내에 박병호보다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나올 수 있을까.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한동희와 노시환이 지난해보다 많은 홈런을 칠 가능성은 높지만, 홈런왕 경쟁을 하기엔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 최정(36·SSG 랜더스)과 박병호의 2파전이지만, 지난 시즌 타이틀을 되찾은 박병호가 조금 더 유리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 다승왕, 안우진-켈리 2파전다승왕 판도는 투수 개인 기량뿐 아니라 득점 지원이나 수비력 등 팀 전력도 영향을 미친다. 해설위원들도 이 점을 주시해 의견을 냈다. 정민태 스포티비 위원이 2명을 꼽은 가운데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총 9표 중 4표를 받아 최다 득표를 했다. LG 트윈스 에이스 케이시 켈리(34)가 3표를 받아 2위에 올랐고, 아담 플럿코(32·LG)와 웨스 벤자민(30·KT)도 1표씩 받았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등판한 30경기에서 15승 8패·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리그 대표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시속 150㎞대 중·후반까지 찍히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조합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탈삼진 224개를 솎아냈다. 고(故) 최동원이 1984년 기록한 종전 국내 선수 최다 기록(223개)을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는 공을 던지다 보니, 상대 타자 입장에선 마치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안우진은 더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그는 지난 1일 한화와의 2023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탈삼진 12개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양상문 위원은 "개인 기량만 보면 안우진의 다승왕 등극이 유력해 보인다. 키움 타선도 나쁘지 않다. 기동력이 좋은 선수가 많고, 이길 줄 아는 야구를 하는 팀이다"라고 전했다. 이순철 위원도 "국내 투수 중에선 안우진이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안우진을 꼽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위원과 이종열 위원은 지난 시즌 다승왕(16승) 켈리에 한표를 던졌다. 이종열 위원은 "팀이 이겨야 선발 투수도 승수를 거둘 수 있다. LG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전제로 켈리가 다승왕이 될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인다. LG는 불펜도 강한 팀"이라고 했다. 정민철 위원도 "팀 뎁스(선수층)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다승왕이기 때문에 켈리를 꼽는다"라고 했다. 정민태 위원은 안우진과 켈리에게 각각 1표씩 던졌다. ◇ 한화, 기대주 성장+이적생 가세 효과 기대2023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으로 치열했다. 자유계약선수(FA) 14명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다년 연장 계약을 선택한 각 팀 주축 선수도 많았다. 본지는 해설위원 8명에게 가장 기대되는 계약을 꼽아달라고 했다. 선수 이름값·계약 규모뿐 아니라 투자 대비 효과(가성비)도 두루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외로 몰표가 나왔다. 지난 시즌까지 LG에서 뛰다가 기간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채은성(33)이 5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박용택 위원은 "(한화 기대주) 노시환이 스프링캠프 내내 채은성 옆에 붙어 다니더라. 한화는 구심점이 될 선수가 필요했다. 채은성이 그런 역할을 해줄 것 같다"고 했다.양상문 위원도 "채은성이 LG에서 뛰면서 팀 리더였던 김현수로부터 많이 배웠을 것이다. 한화에서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잘 데리고 왔다'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동수 위원은 "아무래도 LG 홈구장(잠실)보다는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는 구장(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더 많이 뛰기 때문에 채은성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정민철 위원은 친정팀에 복귀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6)를 꼽았다. 정 위원은 "양의지가 두산 마운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가 타선에 들어가면 지난 시즌 부진했던 김재환과 양석환도 살아날 것이다. 내가 두산을 5강 진입 후보로 꼽은 이유"라고 전했다. 해설위원들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잠재력을 드러냈거나 한층 성장했다고 확신하는 선수도 꼽았다. 한화 투·타 기대주 노시환과 문동주(20)가 각각 3표와 2표를 얻었다. 박용택 위원은 "노시환은 장타뿐 아니라 높은 타율까지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 잠재력을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정민철 위원도 "지난 몇 년 동안 실전을 통해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손혁 단장도 (노시환에 대한) 기대가 크더라. 그가 20홈런 이상 기록하면 한화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양상문 위원은 올 시즌 한화 선발진에 가세한 2년 차 투수 문동주를 주목하며 "투구 자세가 정말 예쁜 투수다. 계속 성장할 것 같다. 한화가 잘 키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민태 위원은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19)을 꼽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가 특히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좋다. (2021년 신인왕) 이의리만큼 활약할 것 같다"고 했다. 윤희상 위원은 "안우진만큼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빠르다"라며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곽빈(24)을 주목했다.배중현·안희수·윤승재·차승윤 기자 2023.04.03 17:58
프로축구

K리그 평균 연봉 2억8211만원...'국내 연봉킹'은 김진수 '14억7000만원'

2022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선수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2억8211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2022시즌 K리그1 11개 구단(김천 상무 제외)과 K리그2 11개 구단의 선수 연봉 지출 현황을 발표했다. 연봉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출전수당, 승리수당, 기타 옵션 등)을 더한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수당은 2022시즌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 대한 수당을 포함했다. 올 시즌 K리그1의 전 구단이 지출한 연봉 총액은 1208억6064만4000원이다. 구단별로는 전북 현대가 197억1399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승팀 울산 현대도 176억8525만6000원으로 뒤를 따랐다. 울산은 1인당 평균 연봉으로는 2억8211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5억5848만2000원으로 전북(4억787만6000원)을 넘었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123억6017만6000원을 소비했고, FC서울도 113억556만7000원을 지출했다. 올해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최하위를 기록하고 2부로 강등된 성남은 61억2039만9000원으로 가장 적은 지출을 기록했다. '가성비'가 눈에 띈 건 포항이다. 포항은 77억3727만7000원으로 총연봉 10위에 그쳤다. 1인당 평균 연봉도 2억724만9000원(9위)에 그쳤다. 그러나 팀 성적은 리그 3위를 차지, 연봉 대비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리그 전체 선수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억8211만원이었다. 국내 선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억3099만5000원, 외국인 선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8억6268만5000원이었다. 국내 선수 중 최고 연봉 1위는 전북 현대의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14억7000만원)가 차지했다. 이어 울산 김영권(13억9000만원), 전북 김보경(13억4000만원), 울산 이청용(13억2000만원), 울산 조현우(13억2000만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및 전체 선수 연봉 1위는 제주의 공격수 제르소(17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대구 세징야(16억원), 전북 구스타보(14억 8000만원), 울산 바코(14억 7000만원), 울산 레오나르도(12억 3000만원)가 뒤를 따랐다. 한편 K리그2 11개 구단의 연봉 총액은 496억4184만원이었고,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229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구단별로는 2023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대전이 가장 많은 87억6890만6000원을 지출했고, 서울이랜드가 57억6541만7000원, 경남이 57억8만6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30 15:14
프로야구

[IS WC1]소형준 '5⅓ 이닝 1자책점 4K'...압도하지 못했지만 꾸준했다

가을 사나이 소형준(21·KT 위즈)이 1자책점만 기록하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소형준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T가 3-2로 한 점을 리드하는 6회 승리 요건 상황에서 마운드를 필승조 김민수에게 맡기고 내려갔다. 2020년 데뷔한 소형준은 꾸준히 KT의 가을야구를 책임져왔다. 첫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에 오른 팀의 1선발을 맡는 등 2경기 9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 올라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전까지 통산 PS 평균자책점이 0.60에 불과했다.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패하면서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게 된 KT가 선택한 1선발 카드도 소형준이었다.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과 고영표가 막판 순위 싸움을 위해 올랐던 상황에서 최상의 카드였다. 지난 2년만은 못했지만, 소형준은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이날 장기인 투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9㎞를 기록했고, 커터도 시속 147㎞에 달했다. 그는 힘으로 KIA 타선을 제압했던 건 아니지만, 효과적인 범타 유도와 야수진의 도움으로 이닝을 책임졌다. 1회부터 소형준은 특유의 '가성비'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단 7구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는데, 이 중 6구가 빗맞은 타구를 만드는 투심과 커터였다. 2회 첫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커터 세 개로 투수 땅볼로 잡은 소형준은 최형우에게 높은 체인지업을, 김선빈에게는 낮은 투심을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과 루킹 삼진을 빼앗았다. 소형준은 3회에도 뜬공과 땅볼 두 개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KT 타선도 3회 3득점을 기록하며 소형준을 지원했다. 4회 첫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류지혁에게 이날 첫 안타를 2루타로 내줬다. KIA는 1사 후 나성범의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둘 다 몰린 체인지업을 공략당했다. 소형준은 소크라테스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위기를 더 이어가진 않았다. 최형우에게 커터로 다시 땅볼을 끌어냈다.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황대인을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5회 다시 위기가 왔다.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박찬호가 류지혁의 땅볼 때 2루로 진루했다. 2루 베이스를 넘어가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전력으로 다이빙 캐치한 후 1루로 던진 심우준의 호수비가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소형준은 후속 타자 이창진에게도 1루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1-2루 간으로 달려가 잡은 강백호의 송구를 베이스 커버를 나선 소형준이 포구하지 못했다. 빠른 발의 주자 박찬호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2루에서 3루를 지나 순식간에 득점을 더했다. 소형준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닝을 마치지 못했다.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를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최형우의 노련한 타격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형우는 한가운데로 들어온 소형준의 커터를 공략해 우중간 외야로 날려 2루타로 만들었다. KT 벤치는 한발 빠르게 움직였고, 소형준은 이날 투구를 마무리하고 김민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민수가 6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소형준의 자책점도 1점에 그쳤다. KT는 7회 초 현재 3-2로 리드를 유지하고 있다. 리드를 유지하고 승리할 경우 소형준은 통산 PS 2번째 승리를 거두게 된다. 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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